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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6-01 13:15
인간 기억의 비밀: 기억력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걸까?
 글쓴이 : 우리아기
조회 : 9,718  
   http://realtime.wsj.com/korea/2011/05/31/%ec%9d%b8%ea%b0%84-%ea%b8%b0%… [2233]
   http://realtime.wsj.com/korea/ [2839]
말썽쟁이 사촌…당나귀 티셔츠…강아지 모양 풍선…


인간이 아주 어린 시절의 어떤 것은 기억하고 다른 것은 잊어버리는 이유에 대해 자녀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려는 부모와 과학자들은 오랜 기간 관심을 가져왔다.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어째서 3~4세 전 사건을 기억하지 못 하는가이다.


일부 아이들은 심지어 2세 전의 일까지 기억할 수 있지만, 이러한 기억이 취약하기 때문에 10세 즈음에는 대부분이 망각된다고 이번 달 아동계발 학회지에서 캐나다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4세부터 13세 사이의 아동 140명을 대상으로 가장 어린 시절 기억나는 사건 3개에 대해 묘사하라고 한 후, 2년 뒤 같은 아동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다. 첫 인터뷰에서 가장 어렸던 4~6세 아동 50명은 2세일 때의 사건을 기억해 냈으며 부모들은 해당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확인해 주었다. 2년 뒤 후속 인터뷰에서 50명의 아동 중 5명만이 처음 말했던 사건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0세에서 13세 사이의 아동 61명 중 22명은 첫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사건을 2년 뒤에 기억해 냈다.

뉴파운드랜드 메모리얼 대학의 심리학자 캐롤 피터슨은 말한다. “10세 즈음에는 기억이 결정화된다. 그때부터의 기억은 유지되는 것이다. 반면 매우 어린 시절의 기억은 잊어버리게 된다.”

어른이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유아기억상실 현상은 지난 100년 동안 추측의 대상이었다.

현대 학자들은 3~4세가 되어야 발달하는 언어능력이 있어야 기억을 저장하고 회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동이 유아 때 기억의 단편을 떠올릴 수는 있지만, “자아” 개념이 확립될 때까지는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구성하는 자전적 기억을 생성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기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흥미로운 문화적 차이를 발견했다. 2009년 아동계발 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 페터슨 등 연구진은 8세와 11세, 14세 캐나다아동 225명과 중국아동 113명에게 가장 어린 시절 기억에 대해 4분 내에 최대한 많이 쓰라고 했다. 캐나다 아동은 중국 아동에 비해 2배나 많은 사건을 기억해 냈으며 기억하는 시점도 중국 아동보다 6개월 빨랐다. 캐나다 아동의 기억은 자신에 대한 기억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국아동의 기억은 가족이나 집단활동에 집중되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기억력 때문이 아니라, 경험이 아동의 두뇌에 각인되는 방식에 따라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어떤 사건이 아동의 두뇌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는 부모가 큰 역할을 한다. 집단경험을 중시하는 아시아 부모와는 달리, 개성을 우선시하는 서양부모는 아이가 우스운 말을 하거나 특이한 일을 했던 순간에 대해서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의 특정 사건에 대해 기억하게 하려면 그 사건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3~5세 때 엄마와 함께 과거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회상하면서 의견을 표현하고 기억을 새로운 경험과 연관시킨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더 어린 시절을 기억할 뿐 아니라, 적응력과 자존감도 높은 경우가 많다고 에모리대학 심리학자이자 초기기억 전문가인 로빈 피부시는 말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쌓아가게 되는 것이다.”

9/11테러사건와 같은 충격적인 경험 역시 아동기억에 각인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작년 응용인지심리학 학회지에 실린 연구 ‘그때 많이 많이 울었어요’에서 페터슨 외 연구진은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2세부터 13세 사이의 아동 145명을 인터뷰했다. 당시 많이 울었다고 회상한 아동은 2년이 지나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에도 아동의 초기기억 대부분이 매우 사소한 사건이라는 사실은 부모와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연구에 참여한 아동 부모에게 아동이 기억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걸 기억했어요? 신기하네’라고 대답했다”고 패터슨 박사는 말한다.

신경과학자들은 다른 종류의 기억이 서로 다른 신경회로에 저장된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고 3세 때 생일파티 기억이 어디 있는지 뇌의 특정 부분을 찾아볼 수는 없다”라고 허드슨 박사는 말한다.

일부 기억은 옛날에 살던 집이나 거리, 학교처럼 포괄적이다. 이런 기억은 영화세트처럼 배경으로 호출된다. 사실이나 정보처럼 언어적인 기억도 있다. 어떤 기억은 일어난 사건에 대한 일화적 기억이다. 과학자들은 뇌의 전전두피질이 눈코입을 통한 감각적 유입을 이용해 경험을 처리 및 분류하고 기억의 수많은 조각에 특정 연상(집의 냄새, 캠프에서 만난 친구, 애완동물 등)을 연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억을 되살리는 자극이 발생했을 때 두뇌는 회로에서 관련 기억조각을 찾아 퍼즐처럼 맞춘다. 일부 기억조각은 다른 관련된 조각을 끌고 오기 때문에 옛날의 기억이 다른 기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맛과 냄새는 기억을 불러오는 효과가 특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전 장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르셀 프루스트가 작은 케잌 마들렌을 맛본 순간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 것이라고 뉴욕에서 기억력 문제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신경정신과의사 가야트리 데비는 말한다.

사람들이 특정 기억을 회상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관련 기억조각과 회로는 강력해진다. “80세가 되어서 유치원 시절을 기억하는 것은 기억의 기억의 기억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라고 데비 박사는 말한다.

뇌의 특징이야말로 아동의 초기 기억이 불안정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동의 신경흔적은 약하고 얕은 반면,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회상하는 얼마 안 되는 기억은 점점 강한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렇기는 하지만 인간의 뇌가 기억조각을 계속해서 재조립하기 때문에 기억은 왜곡되기 쉽다.

“아주 생생하고 자세한 기억을 하고 있지만 세부사항이 틀린 것일 수도 있다”라고 허드슨 박사는 말한다. 왜곡된 기억을 반복해서 회상하다 보면 그 기억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다.

잘 알려진 사례로 스위스 심리학자 장 피아제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피아제는 2살 때 파리에서 자신을 납치하려던 사람들이 유모 얼굴을 할퀸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수년 후 유모는 그것이 날조한 이야기라고 고백했지만 그때까지 가족들이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수없이 들은 피아제의 머릿속에서 가짜 기억이 생겨났던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억압된” 기억을 되살려주겠다고 하는 심리치료사들도 있다. 하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심리치료사들이 근친상간이나 아동학대에 대한 가짜 기억을 고객에게 심어주었다는 사실이 1980년대 발각되면서 관련 분야는 신뢰를 잃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에 있었던 사건을 더 기억할 수 있을까? 기억을 되살리는 적합한 자극이 있다면 더 많은 사건을 기억할 수 있다고 믿는 연구자들도 있다. 가족과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기억을 일깨우는 동기가 되는 한편, 동일 사건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편지와 사진 역시 쓸모가 있다. 또한 형제자매의 생년월일이나 이사간 날 같이 특정 일자를 기억하는 것은 기억조각을 조립하는 데 유용하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쓰는 것은 다른 기억을 불러오는 작용을 한다.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인생이야기에 대해 쓰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허드슨 박사는 말한다. “자기애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경험을 적으면서 스스로의 기억을 이해함으로써 내가 누구였고 누구인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알 수 있다.”

By MELINDA B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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